쪼개기 아닌 ‘합치기’ 상장…지배구조 선진화

한국콜마그룹, 연우 비상장 전환

DL건설도 모회사 100% 자회사로

쪼개기 상장은 한국 자본시장의 큰 문제였다. 이미 상장사가 있는데 그 자회사가 손자회사가 또는 모회사가 끊임없이 상장하는 문제다.

대주주 입장에서는 큰 상관이 없다. 상장으로 기업에 자금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또한 지주회사 체제에서는 가장 최상단에 있는 모회사 지분만 갖고 있으면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한 회사도 둘로 쪼개서 두개 상장사를 만들어갔던 이유다. 그러나 점차 이런 분위기에 반대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상장사를 거꾸로 비상장사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크게 얻을 것이 없다. 하지만 중복 상장 문제를 해결해 지배구조를 선진화하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한국콜마는 19일 이사회를 열고 화장품용기 제조 자회사인 연우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하는 포괄적 주식교환을 결정했다. 콜마는 2022년 연우를 인수했다.

주식 교환을 거치면 기존 연우 주주들은 한국콜마 주식을 대신 받는다. 한국콜마는 연우의 100% 지분을 확보하고, 비상장사가 된다.

 

최근 DL E&C도 같은 결정을 했다. 자회사 DL건설을 100% 자회사로 만드는 포괄적 주식교환을 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이는 배당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DL건설이 버는 돈은 이제 DL E&C주주들에게 돌아간다. 지배구조가 단순화되면서 생긴 효과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결국 중요한 것은 이번 딜 이후 DL이앤씨가 제시할 주주환원정책과 실적”이라며 “DL건설로부터 배당을 높여 현금여력을 확보, 투자를 확대하거나 주주환원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인데, 내년 1월에 제시될 향후 3개년 배당정책에서 내용이 확인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메리츠금융그룹이 자회사 상장 폐지 계획을 밝히면서 이 같은 흐름을 만들어냈다.

메리츠금융지주가 별도 상장사였던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해 비상장사로 만든 것이다.

그러자 우리금융지주도 우리종금과 우리벤처파트너스를 비상장사로 전환하면서 이 같은 흐름에 함께했다.

국내에서는 풀무원이 이 같은 사례의 시초로 꼽힌다. 자회사 지분을 100% 가지면서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한 지주회사만 상장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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