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항공 직원이 비용 절감을 우선시하며 승객 편의와 안전을 뒷전으로 하는 회사의 행태를 폭로하고 나섰다.
11일 대한항공 직원 A씨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비상탈출구 주변을 깨끗하게 비워둬야 하는 규정을 위배하고 있다”며 여객기 내부 사진을 찍어 올렸다.
A씨는 “안전·의료장비 보관함이 다 막혀 있어서 사전 점검이 불가능하다”면서 “비행기 들어가서 이륙 전까지 20분 안에 안전 점검과 기내 정리를 다 해야 한다”고 썼다.
그는 “과거처럼 총알이 있어도 절대 못 찾는다”고 덧붙였다. 올해 3월 대한항공 필리핀 마닐라행 항공편에서 출발 직전 권총 실탄 2발이 발견됐다.
승객이 이를 승무원에게 알리면서 이륙 직전 항공기가 되돌아가는 사고가 있었다. 현재 대한항공의 관리 수준으로는 이 같은 사고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다.
핵심은 비용 절감이다. A씨는 기내식 문제도 언급했다. 정원의 90% 가량만 우선 실은 다음, 탑승 여부를 확인해 추가로 더 싣는다는 것이다.
A씨는 “승객이 탑승하는 와중에 기내 정리와 기내식을 추가로 받는 문제가 있어 고객 서비스가 어려운 환경”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과거에도 블라인드를 통한 익명 폭로가 있었다. 작년 4월 대한항공 직원 B씨는 “코로나19 이후 인력이 줄어 승무원이 부족하다”면서 “비상 사태가 발생해도 대응이 불가능하다”고 블라인드에 썼다.
그는 “승객 100여 명이 탑승한 이코노미에 승무원이 총 세 명이다. 중~장거리 비행 시에는 일부 승무원이 휴식해야 한다. 만약 비행을 혼자 하는 시간에는 너무 불안하고 무섭다. 내 비행기에서만큼은 모든 승객이 컴플레인 없이, 아픈 일 없이, 이례(적인) 상황 없이 지나가길 바라고 기도하며 탄다”고도 했다.
그러자 대한항공이 블라인드 가입을 차단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블라인드는 회사 계정 이메일을 통해 재직 여부를 확인한다. 그런데 블라인드에서 대한항공 직원들에게 보내는 이메일이 회사 측 조치로 차단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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