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무문은 논산 육군훈련소의 정문이다. 무예를 단련하는 곳이란 부대 이름 연무대(鍊武臺)의 이름을 따서 연무문이라고 불렀다.
그런데 이 문을 보고 일본 신사의 토리이(鳥居)를 떠올린 기발한 지역 정치인이 있었다. 국민의힘 소속 전낙운 전 충북도의원이다.
개인적인 감상에 그쳤으면 좋았겠지만, 그는 연무문을 없애야 한다는 신념을 지역 숙원 사업으로 추진했다. 그리고 올해 7000만원의 예산이 연무문 철거에 반영됐다.
이와 관련해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숙원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예산 확보에 진력하겠다. 논산시와 계룡시의 정부예산 확보는 지역구 국회의원은 물론 충남도, 논산시, 계룡시가 합심해서 이뤄낸 성과”라고 자화자찬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올해 638조원에 달하는 국가 예산에는 이처럼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낭비가 얼마나 많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그 7000만원은 얼마든지 연무대에서 훈련받는 군인들의 복지를 위해서도 쓸 수 있는 돈이다.
“일본 신사를 떠올린다”는 황당한 이유로 멀쩡한 문을 새로 만드는데 써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상상력도 지나치면 피해망상이 된다. 망상은 병이다.

